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만든 불고기로 식사를 했다. 밥은 없었지만 다행히 햇반이 있었기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종종 이렇게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부쩍 팽이버섯의 식감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식성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현이 나가자고 했었던것만 머릿속에 생각하다가 나가기로 하고 준비하고 나왔다. 시작은 청라였다. 가면서 함께 나가자고 부모님들께 전화를 했었는데 어머님은 꽤나 나가고 싶어 하시는 것 같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예상으로 다음으로 미뤄졌다. 아니나 다를까 가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 우리는 가기로 했던 목적지에서 차를 돌려 한적한 공원으로 갔다. 근처에 도착해 점심시간이 되어 설렁탕으로 식사를 했고..
9월 한달동안 일기를 꼬박 쓴 나 자신에게 박수. 그간에는 별거 아닌 일에 스스로를 면박주고 탓하고 괴롭혔는데 이제부터라도 작은 일일수록 스스로를 칭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너무 드러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나만 알도록. 스스로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나만 알면 되는 것 같다. 동시에 누가 더 알고말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나, 내가 알도록 하면 그 목적을 다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뿌듯하게 여기고 스스로를 좋아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충분하고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는 일들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늘은 엄마를 만나기로 했었는데 오후에 비가 조금 오는 바람에 엄마 컨디션이 좋지 않으셨는지 약속을 미뤘다가 다시 괜찮다는 연락..
꼭 한달 가까이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매일의 일기를 시작하는 것 같다. 뿌듯하다. 요즘의 나는 이런 일들을 통해 스스로를 뿌듯하게 여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런 사실에 감사해하는 중이다. 나는 정말이지 최선을 다해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하기도 하고 또한 스스로를 좋게 여기기 위해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고 있다. 다음주 월요일인 10월의 첫 평일에 병원에 갈 것이다. 이번에도 3주치 약을 받아와야지. 약에 대한 불신이 이번 병원을 다녀오며 좀 줄어들었다. 대신 정신건강의학과의 한계를 경험했는데, 어쩌면 상담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도서관과 책들이라서 일이 이렇게 된 것일수도 있단 생각을 했다. 오늘 다시 생각해봤는데, 현에게 확신에 차서 했던 말들에 대해 중간에 부정했다가 오늘 ..
연휴의 첫번째 날.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순두부찌개와 밥을 먹고 현은 라면을 두개나 끓여먹었다. 어제 먹은 맥주 때문에 자기 전까지 머리가 아팠는데 자고 일어나니 멀쩡했다. 정말 내 주량이란 세모금 정도구나 하고 생각했다. 마시지 않는 쪽을 택하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손목이 꽤나 시큰거리고 아팠다. 준이를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 고민하다 결국 동네 마트에 갔다. 사과와 고기와 상추 마늘 콩나물 등등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점심은 고기를 구워먹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먹기 전에 너무 피곤해서 거의 잠들뻔 했지만 한시간 정도 준이 티비 틀어주면서 누워있었다. 그대로 쭉 있었다가는 그냥 잠들어버릴 것 같이 피곤해서 12시쯤 털고 일어나서 고기를 굽고 준비를 했다. 상추와 깻잎, 오이고추와 마늘도 씻어서 준비했..
오늘은 정말 마음을 추스리기 힘든 일이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그냥 다이어리에 적어야겠다. 하지만 집에 오면서 치즈맛 나쵸칩과 클라우드 한 캔을 사와서 현이랑 나눠마셨다. 그랬더니 기분이 좀 나아졌고 일거리를 가져왔기에 집에 와서 조금씩 하다보니 시간이 그래도 빠르게 지나갔다. 거의 한시간 가까이 일에 매달린 것 같다. 평소보다 능률이 안 오른다. 화가 났던 머리가 아직도 식지 않아서 아프기는 하지만. 손목이 오늘 하루종일 아팠다. 비가 오는 날이어서 그런가, 준이를 낳던 시월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가. 내가 아는 한 시월생들은 다 무난무난한 사람들이었다 둥글둥글한.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느껴지는 사람들이었다. 오래전 김명커도 시월 십일생이었고. 암튼 손목이 종일 너무 아팠는데 집에와서 설거지를 다 ..
9월이 나에게 있어 인상깊은 한달이 된 건 아무래도 미경이와의 대화 때문인 것 같다. 미경이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마음들로 내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건 상처가 아니고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줘서 나오는 눈물이었다. 확실히 상처가 건드려졌음에도 그것은 공격이 아니고 보듬어주는 어떤 행위였다. 그런게 필요했다. 비가 내리고 걸을 수 없는 나날들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 오늘은 가을 들어 처음으로 긴팔 셔츠를 입고 나갔는데 그렇게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확실히 추워진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반팔티에 겉에 무엇인가를 덧입고 오기 때문에 늘 더위를 타 하고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종종 수업을 열심히 하고 목소리를 많이 내다보면 몸이 꽤나 더워진다. 오늘은..
절대 가지 않을 것 같던 시간들도 빠르게 지나가버리고 나면 대체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렸는지 싶은 마음이 들곤 한다. 마음이 답답하고 힘든 시간들도 많이 사라졌고 나는 약을 먹으며 차츰 안정되어져 가는 기분이다. 사실 약을 빼먹은 적은 없어도 약을 먹어야겠다는 자각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걸 보면 최소한의 약으로도 나는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것 같다. 당분간은 약에 의지를 해야겠다. 쌩으로 버티려다가 몇년 동안 호되게 당한걸 보면 나는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수시로 하고 내가 무엇인가를 잘못한 것도 아닌데 겁부터 나기 시작했던 건 아무래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때문이겠지. 그런 생각을 줄곧 해 오면서도 나 스스로가 어떤 발판을 삼아 나아가야할지 ..
하루가 빠르고 이틀이 빠르고 일주일이 빠르고 한달이 빠르고 일년이 빠르다. 벌써 예전회사를 퇴사한지도 꽤나 오랜시간이 흘렀고 나는 무엇을 공부했나, 어떤 것들을 배웠나. 적어도 1년전의 나보다는 많은 경험들과 생각들이 스쳐지나간 기분이 든다. 그리고 요즘 일기를 쓰면서 느껴지는 것들은 내가 대략 십여년전에 매일매일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던 시기처럼 뭔가 차곡차곡 마음의 무엇인가를 털어놓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오늘은 책장의 위치를 옮겼다. 책장의 위치를 옮기고 나니 내가 애초에 이 방으로 컴퓨터를 옮기려고 했을 때 하려던 구도가 드디어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나는 나만의 방이 필요했다. 그런 환경이 충족되지 못했기에 아마도 나는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꾸준히 무엇인가를 하는 것, 책을 읽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