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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경계를 허물면서 상대방의 도구가 기꺼이 되주는 사람의 개별적 희망과 기대는 번번이 좌절될 수밖에 없다. '내가 그렇게까지 애쓰면 그래도 고마워하겠지, 내 노력을 알아주겠지'하는 A의 기대가 물거품이 된 건 자연스러운 결말이다. 자신을 스스로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은 상대방의 인식 속에서도 사라진다. 회피도 충성도 답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A의 방식과는 정반대로 해야한다. 그가 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너(상사)도 있지만 나도 있는 관계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진다. 무모하거나 위험해 보이는가.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것이 유일하고 근원적인 방법이다. 그의 인식 속에 내 존재감이 생겨야만 그와 나의 관계에서 일관되던 그의 일방성에 제동이 걸린다. 그가 나를 의식해야 그의 일방성이 주춤하기 시작한다. 비대칭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대칭적이고 상호적으로 서서히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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