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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30831

Sarah's diary 2023. 8. 31. 21:56

어떻게든 꾸준히 일기를 쓰려고 한지 3일째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녀온지 일주일째라 병원에서 진료받으라는 문자도 왔거니와 가야 할 시기가 되어 준비하고 출발했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는데 오늘은 그래도 뭔가 더 충분히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무작정 기다리다가 애플저널을 꺼내서 글을 조금 썼다. 

 

-약을 받고 처음 3일간은 잠을 푹 잤다. 그런데 최근 3일간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중간에 깨면 두세시간씩 못 자고 설치고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남들보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순간이 빨리 오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게 표출이 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잦아지다보니 불편한 점이 많아지는 느낌이다. 인내심의 문제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일단 일주일치만 받고 일주일마다 진료를 받으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고

-관계가 단절된 사람들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이런 내용들을 적어두고 진료를 받으러 들어갔는데 지난번 병원에서처럼 나를 빨리 보내려는 것처럼 보였고 수첩까지 꺼내들었는데도 말을 끊고 2주뒤에 뵙자고 하며 급하게 나를 내보내는 모습을 봤다. 예상은 하고 있었던 부분이지만 다소 실망스러운 기분이 들어서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혹시 협진을 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문의드려봤지만 그냥 알아서 검색해보라는 식이어서 그렇구나 하고 나왔다. 뭔가 허무해진 기분이었다. 조금 기대를 했었나보다.

 

그 와중에 엄마가 사용하지 않는 공청기 때문에 계속 미납금이 쌓여 동생 명의로 렌탈을 했는데 그게 또 문자가 왔다. 오랜만에 통화하는 동생에게 다소 사무적인 이야기들만 늘어놓다가 그냥 끊어버렸다. 마음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난 김에 톡을 조금 더 보내봐야겠다.

 

-

 

그러고 나서 심리상담센터가 돈이 얼마가 들든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거라면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되서 찾아서 전화해보려고 했지만 적어도 회당 10만원정도가 평균적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출근 전까지 뜨는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도서관을 가면서 생각해보니 심리학 관련 책을 읽다보면 나도 어떻게 삶에 대처해야할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일주일에 한번, 병원에 가는 대신에 도서관에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부모님이 이혼하던 시기에, 나는 열심히 도서관에 가서 해야할 입시공부보다는 지구촌 영상음악 같은 잡지를 스크랩하면서 좋아하는 밴드 소식을 읽고 파일에 모아두고 열심히 비디오나 DVD를 빌려서 영화를 보고 하면서 그 시기를 견뎌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시기들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빛이 비춰지는 날들이 올거라는 생각도 경험을 통해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 터널을 다시 견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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