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계속해서 써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또한 인간은 어차피 죽어가는 그 과정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 실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주변의 사물들이 다 강렬하게 다가오고, 내가 해야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된다. 그보다 조금 더 많이 찾아보고 돌아다니면서, 해소해야 할 것들을 생각하기도 한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나와 나의 가족들에 대해서 일단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소중한 가족들을 잘 지켜내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도 늘 따라온다. 나는 잘하고 있다. 그렇게 믿고 싶다. 불안들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약으로도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이 될까 무서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견디고 이겨내야 할 것들이 태산임을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고..
놀랍게도 어제에 이어 오늘도 너무 피곤했다. 오늘의 가장 안좋았던 일: 준이가 날 때리고 나는 준이에게 짜증낸 일. 거의 잠들어서 가족들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일. 오늘의 가장 좋았던 일: 준이에게 책을 최대한 읽어준 일. 그리고 같이 조금이라도 놀고 시간을 보낸 일 미역국을 끓였고 유부초밥을 만들었다. 저녁은 부추전으로 때웠다. 몸이 아팠어도 중간에라도 일어나서 이불털고 청소했다. 내일의 할 일: 너무 속상해하거나 좌절해하지 말고 내일은 내일 하루를 잘 보내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눈을 뜨고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살아있는 일이야. 오늘도 거의 잠만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배고프다고 하는 준이에게 밥을 최대한 간단하게 차려줬고 해독주스를 마셨고 혼자 먹으라 해놓고 그냥 와서 누워버렸다. 도무지 무..
오늘의 가장 안좋았던 일: 너무 피곤했다. MRI 촬영을 함. 정현이도 힘들텐데 오후 5시 반까지 잠만 잤다. 그런데 너무 피곤했다. 뭐 어쩔 도리가 없기는 했다. 준이랑 충분히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늘. 오늘의 가장 좋았던 일: 준이 본 일. 치과 치료 빨리 끝나서 정현이가 안 힘들어 한 일. 기운은 없었지만 장봐온 일 준이 데리러 가는 와중에도 적채 넣고 갈아서 아침에 주스 마시고 갔다. 내일의 할 일: 좀 여유롭게 일요일을 보내보자. 오늘은 정말 너무 피곤했다. 아침에 일어날 땐 차라리 포기해서 덜 했었는데 준이 데리고 돌아오는 길에도 많이 피곤했다. 운전하느라 현이가 훨씬 더 힘들었을 텐데 늘 그런거를 배려하지 못하는게 미안했다. 그래도 일찍 애를 데리고 와가지고 일산병원에 가서 나 내려주고..
오늘 가장 안 좋았던 일: 오늘의 내 리액션이 평소만큼 좋지 않았던 일. 아침에 정현이랑 통화하다 짜증을 낸 일. 쓸데없이 쓴 먹을것을 산 돈. 충분히 감사인사를 표현하지 못한 것. 아이들에게 충분한 수업을 제공하지 못한 기분이 든 일. 오늘 가장 좋았던 일: 따뜻한 핫초코를 이쌤에게 얻어먹은 일. 웃으며 이쌤과 팀장님과 이야기 잠시나마 나눈 일. 하린이와 안부를 주고받은 일.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인사한 일. 원장님과 웃으면서 인사한 일. 문구류를 구매한 일. 내일의 할 일: 예준이를 데리러 일찍 가기. 짜증내지 않고 불안해하지 말기. 엠알아이 잘 찍고 오기.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하기. 오늘 엄마랑 잠시 통화를 했다. 조금 정신이 차려진 것 같이 보였다. 중환자실에 있으면 너무 답답하다고 하셨다...
오늘의 가장 안 좋았던 일: 아이들에게 크게 소리를 지른 일. 필요한 일이라 할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하면 더 좋았을 것. 하지만 난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어떤식으로 아이들을 통제해야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오늘의 가장 좋았던 일: 우리 준이한테 생일 축하 인사를 한 일, 같이 있지는 못했어도 어머니 아버님께서 준이 생일을 챙겨주신 일. 달달한 핫초코를 마신 일 5학년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가능성이 느껴진 일 옷차림이 편했던 일 민쌤이 건강을 걱정해준 일 아이들과 교감할 수 있었던 일 내일의 할 일: 좀 자자. 어제의 다짐과 다르게 오늘은 잠을 충분히 못 잤다. 왜냐면 병원에 가서 약을 타와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5일치를 받아왔다. 9시쯤 집에서 나섰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이어..
오늘의 가장 안 좋았던 일: 오전에 보았던 우리 엄마의 공허한 얼굴과 벌어진 입 사이로 반짝거리던 입가죽의 모습, 혀, 얼굴 가득하던 기미, 잔주름,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 바싹 말라져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는 엄마의 얼굴. 오늘의 가장 좋았던 일: 민쌤이 내 얼굴을 보고 안좋아보이는 것을 알아채준 일. 내가 평소와 다르게 암울하거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도 그저 넘어가주던 아이들. 나를 견디던 사람들. 가족. 감사한 일들 투성이. 내 안부를 물어준 언니와 버디. 내일의 할 일: 좀 자자. 지금의 마음가짐으로는 그저 잠을 자고 싶은 생각밖에 더 어떤 생각들이 들지 않는 것 같다. 하루가 지나치게 길었다. 하루가 지나치게 길었기 때문에 하루가 하루만큼 가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힘들다는 마음..
오늘의 가장 안 좋았던 일: 엄마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꼼짝하지 못한 일. 다행히 동생들이 가서 소식을 전해들었지만 물리적으로는 내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런데 가지 못했다. 오늘의 가장 좋았던 일: 준이가 귀여웠던 일, 경이 준 책을 읽으니 마음이 좋았던 일, 오늘 첫 수업을 들은 학생이 재미있었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일. 내일의 할 일: 엄마를 만나러 간다. 오늘 이모를 통해서 엄마의 소식을 들을 예정이었는데, 이모도 왠지 연락하기를 꺼려하셔서 어쩔 수 없이 가족 연락처라고 남겨둔 동생이 연락을 하기로 했다. 엄마가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요양사에게서 전해듣고 너무 놀랐지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답답했다. 동생들이 멀리서 택시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병원까지 왔다. 중간에 잠시 기억..
오늘의 가장 안좋았던 일: 밤에 너무 추워서 뒤척거리면서 참으면서 잤는데 일어나보니 완전 으슬으슬 춥고 열나는 것 같고 몸살기운이 있었다. 너무 안좋은 컨디션으로 예준이랑 놀아주다가 빨리준비해서 답례품 가지고서 케이크 찾으러 갔다. 케이크 들고서 얼집까지 가는 길이 너무 길었다. 거기서 다시 병원까지 가는 길도 너무너무 길었다. 힘들어서 참을 수 없을 정도였는데 킥보드도 챙겨가지고 오느라 힘들었다. 수액을 맞고 12시 다 되어서 집 와서 준비하고 출근했다. 오늘의 가장 좋았던 일: 예준이 생일파티 사진을 본 일, 진희언니와 많이 이야기 나눈 일, 플리츠백을 보고 이쌤이 좋아해주신 일, 아이들한테 자랑했다고 하신 일, 기뻤다. 나는 그렇게 반응을 보는 게 즐거운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의 반응이 고픈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