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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31018

Sarah's diary 2023. 10. 18. 22:09

오늘의 가장 안 좋았던 일:

오전에 보았던 우리 엄마의 공허한 얼굴과 벌어진 입 사이로 반짝거리던 입가죽의 모습, 혀, 얼굴 가득하던 기미, 잔주름,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 바싹 말라져 외할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는 엄마의 얼굴.

 

오늘의 가장 좋았던 일:

민쌤이 내 얼굴을 보고 안좋아보이는 것을 알아채준 일.

내가 평소와 다르게 암울하거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도 그저 넘어가주던 아이들.

나를 견디던 사람들.

가족.

감사한 일들 투성이.

 

내 안부를 물어준 언니와 버디.

 

내일의 할 일:

좀 자자.

 

 

지금의 마음가짐으로는 그저 잠을 자고 싶은 생각밖에 더 어떤 생각들이 들지 않는 것 같다. 하루가 지나치게 길었다. 하루가 지나치게 길었기 때문에 하루가 하루만큼 가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힘들다는 마음밖에는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행동들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고 무엇이든지 내가 잘해낼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고 했던 시간들을 조금 벗어난 기분이다. 지금은 어떤 터널을 계속 걸어가고는 있지만 그 터널이 옳은 길인지에 대한 생각은 이제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그냥 걷는다. 그리고 어떤 확신 같은 것이 새로 생겼다기보단 그냥 그 길에 나를 맡겨보는 쪽이 맞는 것 같다. 일단은 걷는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또 배가 고프면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계속 걷는다. 이제는 계속 걷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져서 괴롭지 않다. 그저 걸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늦게나마 그저 걸으면 되는 나의 길을 찾게 되어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한 일이다. 감사한 만큼 더 노력하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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