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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30930

Sarah's diary 2023. 9. 30. 21:31

9월 한달동안 일기를 꼬박 쓴 나 자신에게 박수.

 

그간에는 별거 아닌 일에 스스로를 면박주고 탓하고 괴롭혔는데 이제부터라도 작은 일일수록 스스로를 칭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너무 드러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나만 알도록. 스스로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나만 알면 되는 것 같다. 동시에 누가 더 알고말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나, 내가 알도록 하면 그 목적을 다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를 뿌듯하게 여기고 스스로를 좋아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충분하고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하는 일들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늘은 엄마를 만나기로 했었는데 오후에 비가 조금 오는 바람에 엄마 컨디션이 좋지 않으셨는지 약속을 미뤘다가 다시 괜찮다는 연락이 와서 저녁에 만나기로 다시 이야기를 했다. 꼭 식사를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끼니 때 만나 같이 밥을 먹는 것이 거의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의 목적이 되기는 하는 것 같다. 무엇인가를 함께 먹고 소감을 나누고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들을 하는 과정들이 자연스럽기 때문이겠지. 그런 의미에서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고 그 중에서도 생각나는 사람들이 정말 많지만 지금의 나는 1년 전이나 2년 전, 그리고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수록의 나와는 확연히 다른 상태인 것 같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을수록 더 다가가기는 힘든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고 마음도 예전처럼 용기로 가득차있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하고 알아가는 일이 예전에는 그렇게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씩, 누군가와 만남을 가지고 그 누군가들이 나와 맞지 않음에도 계속 만나야 하는 어떤 관계들을 지속적으로 갖고 있을 때 느껴지는 것은 피로감이었던 것 같다. 피로감을 오래 유지할만큼 가치있는 만남이 충분히 지속되려면 어떤 관계로 유지해야할까, 그런 관계라는 건 어쩌면 양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기에 쉽게 이뤄지지는 않는 게 당연하겠지만, 이 모든 시간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동안 켜켜이 쌓여있는 그리움과 신뢰같은 것들이 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것 같다. 그건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부분도 적지 않겠지만 아마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 그렇게 생각한다.

 

관계란 하나의 사고처럼 일어나기도 하고 또한 사라지기도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연연하며 살아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 것을 느낀다. 그 어떤 사람도 관계도 상황도 오롯이 나의 뜻대로 해낼 수는 없다는 것. 그런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그저 하루를 살아도 쉼없이 즐겁게 살아낼 수 있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을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기에 오늘도 나는 빠짐없이 일기를 써 내려가고 새로 시작한 한달을 맞이한다. 외롭지 않고 괴롭지 않고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무엇을 하면 즐거울지를 생각해야겠다. 그리고 준이와 풍선을 사서 불어봐야지. 어려운 일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도 감사를 표하며 가끔 시를 필사하고 주 1회 정기적으로 도서관에 가고 마음에 와 닿는 글들을 애플저널에 옮겨두고 매일 같이 문제를 풀고 일기를 쓰고 독서를 하고 뜨개질을 하고 좋아하는 영상을 보는 그런 삶을 살기를. 지나간 것보단 지금을, 괴로운 것보단 즐거운 것을 찾아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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