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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31004

Sarah's diary 2023. 10. 4. 21:22

오전에 준이랑 어묵국과 백김치로 밥을 먹었다. 백김치를 피클같이 했는데 식초가 거의 유통기한이 다 되다보니 신 맛이 심하게 났다. 그래도 나는 그 맛에 먹고 있는데 준이는 잘 먹지 못했다. 너무 새콤한 맛이 나는 것 같기는 하다. 내가 갈아만든 배 사이다를 피클에 넣는 것을 보고서 백김치에서 조금 음료수 맛이 나기는 한다고 표현했는데 귀여웠다. 같이 블럭을 가지고 놀다가 등원하자고 하니까 정리를 얼른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는 정리하지 말고 그냥 가자고 했는데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아침 날씨는 조금 쌀쌀한 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고 싶다고 해서 쌩쌩 달렸다. 준이 화분은 내가 잘 챙기지 못해서 다 시들어 있었다. 도착해서 오랜만에 선생님을 만나서 인사드리고 들여보냈다. 

 

콩나물과 팽이버섯과 식초를 샀다. 백김치 피클은 자주 해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에는 맞는데 다음번에는 식초 양을 조금 줄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굴진짬뽕 남은 게 있어서 그걸 끓여먹었고 콩나물을 무쳤다. 그리고 스팸도 구워두었다. 은지랑 대화를 하다가 은지가 나보고 공감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 말이 와 닿았다. 왜냐하면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와 대화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것 역시 나도 느꼈던 부분이라 마음이 안좋았다. 나를 공격하는 말이라기보다 나와 더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용기내어 해준 말일텐데 왜 서운한 감정부터 먼저 올라왔을까. 오랜만에 내가 싫어지는 순간을 경험했다. 그런데 거기에서 더 침잠하지 않고 이런 말을 해 준 덕분에 공감에 대해 더 생각하고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들이 공감, 그리고 예의였다.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어떻게 하면 다정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다정하게 진심으로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글을 어디에선가 보았다. 다정함과 진심. 나는 너무나 진심이지만 다정하지 못하다. 다정하다는 건 어떻게 보면 필수적인 일인 것 같은데. 난 다정함을 배우지 못했던 것 같다. 다정함을 조금 더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 나는 내향이라는 아니 내성이라는 성질뒤에 숨어 다정하지 못함을 합리화한 것 같다. 다정함에 대해 조금더 생각해야겠다. 그래서 나는 공감과 예의와 다정함에 대해 찾아보기로 했다.

 

나만의 단어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 기쁘다. 도서관에서 불안으로 시작한 마음공부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다. 이것은 나만의 마음공부이고 여러가지 책을 통한 치유라고 생각한다. 나는 마음을 공부하고 치유하고 채워나간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면 마음이 미리 풍족해지는 것 같다. 잘해내고 싶다는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오늘은 문제를 몇장 풀었고 책을 몇 페이지 읽었으며 마음에 와 닿는 글귀들은 얼마나 되었는지 그런 구체적인 것들을 쌓을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지금은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기에 그것이 괴롭다. 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을 정도다. 마음이 조금 답답하고 허전하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에 치중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무엇을 생각하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좋지 않은 소식이 있지만 내 탓만을 하지 않기를. 그저 앞으로 더 노력하는 길로 걸어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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