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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30911

Sarah's diary 2023. 9. 11. 22:20

어떤 

마음의 상태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원장님 표정이 좋지 않아보였고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한 것 같은 얼굴이었다. 머리카락의 떡짐 정도도 그랬다. 늘 헬스장에서 샤워라도 하고 나오신 것처럼 뽀송하고 경쾌하던 사람이었는데 오늘은 뭔가에 눌린 사람같았고 성준이는 시험지를 확인 받으러 갔다가 시험지를 잔뜩 구기고 뜯으며 울화통 터지는 얼굴로 돌아와 한숨을 푹푹 쉬어댔다. 그 순간에 뭔가 두 사람 모두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과욕이었다. 그저 내 허기진 뱃속을 달래려 롯데샌드 여섯개입 한 봉지나 뜯어 씹을 뿐이었다.

 

누군가에 대해 나쁜 결론을 내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당사자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는 것 역시. 당신이 잘못 살고 있다는 반증을 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사실은 불필요한 말이라고 했다. 충조평판이 필요없다면 우리에게는 공감만이 남는다. 그 이야기를 잊지 않아야겠다. 잊지 말야야겠다. 

 

박은 오늘의 대화에서도 느꼈었지만 타인을 판단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은 생전 그런 일이 없는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만 어떤 특정집단이나 어떤 특정사람들을 비난하기를 즐긴다는 생각이 미치자 더 이상 집중이 되지 않고 겉돌게 되었다. 얼음이나 씹고, 그 말들에 크게 공감이 가지 않았다. 손절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는데, 그럴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꽤나 눈치도 없는 편 같다는 생각도 든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으면 그렇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들이 하는 말만 들어서는 도무지 판단을 못하는 편인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 데 반해 굉장히 괜찮은 면도 많은 사람이니까. 그저 정감있기도 하니까. 그리고 표현하지 않아도 가끔은 내 마음을 잘 읽어주기도 하니까. 나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파악해주려 노력하니까. 그런 것들을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살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그래서 각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어떤 장점들을 위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요즘의 박에게 많이 하는 것 같다. 아마 이도 같은 생각일 것 같기도 하다. 

 

결론: 인간의 안좋은 면이 자꾸 보일때는 착시현상을 쓰고 눈을 사팔로 만들어서 좋은 면이 보인다고 착각해라.

 

오늘 원장님이 너무 힘들어 하시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져서 달고나라떼에 샷추가해서 아이스로 원장님 책상 위에 올려두고 나왔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밤 만이라도 푹 주무시는 밤이 되시길 바란다. 뭔가를 바라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나도 그분의 관심을 바란다는 건 확실한 사실인 것 같다는 생각을 방금 했다.

 

오늘은 언니랑 그인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꽤나 길게 했다.. 갱생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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