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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7

Sarah's diary 2023. 9. 17. 21:29

원장님께 드릴 텀블러백을 완성했다. 샛노란색, 어쩌면 이게 진짜 '노란색'이라고 할 수 있는 색이다. 원장님이 좋아하실지, 내 손땀이 너무 쫀쫀해서 중간중간 텀블러색이 많이 보이고 문양도 정확하지만, 나는 나름대로 헐겁지 않은 이 단단함이 마음에 든다. 이 패턴의 텀블러백 만들기가 즐거워져서 앞으로 색깔별로 여러개 뜰 예정이다. 그리고 소희쌤에게도 드려야지. 오늘이 벌써 17일이라 소희쌤 것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소희쌤은 생일이시니까 특별히 딸기우유 버전으로 만든 베이지 텀블러 백이랑 초록색으로 하나 더 만들어서 두개 드려야지. 20일까지 드리려면 오늘 좀 진도를 나가놔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원장님께는 어떤 마음을 드리면 좋을까 생각했지만 그저 이 뜨개질이 내 마음이겠지 생각한다. 이 취미는 축복받았다. 내가가장 비인간적이었을 2017년에 나를 죽지 않게 붙잡아줬던 고마운 취미다. 나를 살린 취미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이 허락하는 한 뜨개질을 할 거다. 요즘은 내 체력에 내가 아무것도 보태지 않고 있어 걱정스럽지만 내일부터라도 모레부터라도 포기하고 비가오더라도 걸어야지 생각한다. 너무 추운 날들에는 어쩔 수 없어지겠지만, 그래도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걸어야지 생각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우리 엄마까지 껴서 여섯이서 식사를 했다. 해물찜을 먹고 파전을 먹었다. 거기다 준이 덕분에 칼국수도 먹을 수 있었는데 오전 컨디션이 아주 좋지 않았기에 표정이 거의 일그러져 있었다. 피곤하고 지쳤다. 그리고 고촌에 있던 엄청 커다란 빵집에 다녀왔다. 냉동고에 써 있는 '양파 베이글'이란 글씨를 보는데 저건 일종의 트렌드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준이와 함께 마시려고 시킨 딸기에이드는 무척 달았다. 칼로 자르기는 힘들지만 현이 먹을 때마다 다시 바라보며 이 빵 맛있다, 라고 되뇌는 크로플을 먹었고 준이는 초코크로플 하나를 혼자 다 먹었다. 간식 앞에서만 대단한 먹성. 그걸 다 해치우고 산딸기롤 까지 손 대는 것 보고 정말 놀랐다. 뭔가를 이렇게 먹는 아이가 아닌데.

 

엄마는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즐거워보였다. 늘 가까이 사는 엄마를 염두에 두면서도 한번 불러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한달에 한번은 엄마를 생각하려 한다. 벌써 9월도 다 지나가버리고 있다. 인공강가를 걸으면서 스누피 다이어리를 샀던 게 정말이지 엊그제 같은데, 자그마치 1년전 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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