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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18

Sarah's diary 2023. 9. 18. 22:14

월요일이라 그런지 유난히 피곤한 느낌이었다. 오늘은 6시 50분쯤에 일어났다. 현이도 그때쯤 일어났고 준이랑 아침식사는 에그스크램블과 아몬드와 사과로 먹었다. 오늘은 사과 두개를 깎았다. 넉넉하게 먹고 싶었다. 식사 후에 같이 놀이시간을 갖고 거의 곧장 나왔다. 현이 말로는 비가 좀 내린다고 했었는데 비는 오지 않았고 어쩐지 시원해서 좋았다. 하늘은 흐렸다. 방울토마토를 사 두지 못해서 그냥 가는 길에 떡집에 들렀다. 바람떡을 샀는데 하얀색과 분홍색으로 알록달록 예뻤다. 작은 플라스틱 용기 하나를 챙겨서 쓰레기 안 생기게 한다고 말하고 떡을 그 용기에 담아 받아왔다. 랩을 씌워둔 용기에서 떡을 꺼내어 주셨는데 그게 쓰레기로 버려지진 않을지 그게 걱정되었다. 랩은 버릴지 몰라도 용기는 재사용하시겠지, 생각하다 그냥 놔버렸다. 그거까지 내가 신경 쓸 영역이 아니다.

 

집에서는 돈까스랑 동그랑땡, 튀김 몇 가지를 해 두었다. 그리고 계란국을 데워놓고서는 나는 가지를 두개 꺼내 볶아 먹었다. 가지를 썰어두고 올리고당과 간장 한두스푼을 넣고 버터와 함께 볶아먹으면 세상 맛있다. 거기다가 총각김치 지진거랑 같이 먹으면 최고의 별미다. 맨날 밥 두그릇씩 먹고 가는데 괜찮은가 싶다. 사실 안 괜찮겠지. 그래도 맛있어서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고 간다. 가지를 공짜로 많이 얻어서 다행이다. 맛있다. 식사 후에 티코 두개 꺼내먹고 구경이를 완결까지 본 것 같다. 민쌤에게 드릴 텀블러 백을 뜨고 원장님께 드릴 카드랑 선물 포장을 챙겨가지고 바지런히 출근을 했다. 아직 땀이 나고 해가 뜨겁고 더웠지만 금방 추워질 것 같다는 생각에 걸었다. 장기동까지 걸으면서 현과 통화했다.

 

카페를 가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아주 추워지기 전까지는 꼭 한 정류장은 걸어야지 싶었다. 추워지더라도 걸을 수 있는 날은 걸어야지. 그리고 운동을 어떻게서든 걷기로라도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걸어야지, 이제 너무 더운 날들은 지나가버리는 중이니까 걸어야지. 나에게는 3개월정도가 남아있고 2023년은 아직 가지 않았다. 난 살면서 요즘이 금전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이 전의 날들, 연희동에서의 날들에는 지금보다 더 괴롭고 더 무일푼인 시절들도 있었지만, 지금 마음의 여유가 없고 답답한 기분이 들고 무서운 마음마저 드는 것 같다. 하루를 벌어 하루를 견디는 기분이고 이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나가면서 나를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괴로운 기분이 든다. 그 불안감이 출근하고도 교실에서 내내 들었는데 첫 수업을 천천히 시작하면서 그런 것들이 가셨다. 두번째 수업에서는 최선을 다해 교재를 마무리 단계까지 끌어올렸고, 아이들이 정신없이 나의 혼을 빼놓았다. 세번째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집중해주는 모습들, 그리고 너무 많은 것들을 알려주어야 하는 상황에 빠져들었고 네번째 수업에서는 너무도 만족스러운 결과들을 내 준 아이들이 기특하고 예뻤다. 그리고 다섯번째 수업에서는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많은 잔소리들을 하게 된 것 같다. 

 

오늘 오랜만에 지영씨에게 연락이 와서 너무 기뻤다. 심리상담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주1회 도서관에 가고 있는 나에게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너무 반가웠다. 추천해주신 책은 다음과 같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스콧 스토셀, 홍한별 번역, 반비

 

책의 내용들이나 구절들을 인용해주시면서 소개해주셨는데 너무 반갑고 기뻤다. 그리고 일전에 공감하신다고 보내주셨던 구절들을 듣고 내가 전혀 그렇게 안 느껴진다고 말했던 걸 기억하셨다고 했다. 책을 읽거나 접하면서 누군가를 떠올려준다는 게 너무 나에게는 섬세하고 감사한 일이어서 오늘 정말 큰 감동을 느꼈다. 누군가를 기억해준다는 건 일년에 1번일지라도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마웠다. 어쩌면 지금 이 시점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을 알려주신 느낌이었다. 사실 지난 목요일에 그렇게 책을 골라 완독한 후에 다시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몰라 이것저것 들춰보기만 했었는데 이번 주 목요일에는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꼭 찾아보리라. 없다면 신청이라도 하고 오려고 한다.

 

매일 일기를 쓰는 일을 실천에 옮기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뜨개질도 나의 정신을 지켜주고 있다. 나를 지켜주는 모든 것들을 실천하고 사랑해야지. 모두가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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