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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230926

Sarah's diary 2023. 9. 26. 21:20

9월이 나에게 있어 인상깊은 한달이 된 건 아무래도 미경이와의 대화 때문인 것 같다. 미경이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마음들로 내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건 상처가 아니고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줘서 나오는 눈물이었다. 확실히 상처가 건드려졌음에도 그것은 공격이 아니고 보듬어주는 어떤 행위였다. 그런게 필요했다.

 

비가 내리고 걸을 수 없는 나날들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 오늘은 가을 들어 처음으로 긴팔 셔츠를 입고 나갔는데 그렇게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확실히 추워진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반팔티에 겉에 무엇인가를 덧입고 오기 때문에 늘 더위를 타 하고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종종 수업을 열심히 하고 목소리를 많이 내다보면 몸이 꽤나 더워진다. 오늘은 물을 꽤 많이 마신 기분이 든다.

 

이번주는 내일까지 출근하기 때문에 내일 도서관에 가기로 한다. 문득 생각나니 지금 휴관일인지를 검색해봐야겠다. 만약 휴관일이라면 어쩌나 했는데 검색해보니 아니어서 다행이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에만 휴관인 것 같다. 다행스럽다. 내일은 가서 전에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새로운 책을 찾아봐야겠다. 지영씨가 추천해주신 책들도 메모해 두었으니 찾아봐야지. 당장은 심리학이나 불안에 관련된 책들을 위주로 일단 읽어보고 소설은 추후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이 잘 들어오지 않는 시기인 것 같다. 마음에 불안이 많아서다. 이 불안들이 계속 내 마음을 지배하는 기분이다. 다음주에는 목요일에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으니 수요일에 도서관에 갈까 생각중이다. 약은 어쨌든 계속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미경이가 상담을 할 수 있는 어플을 알려준다고 했는데 못 찾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냥 어쨌든 도서관에 계속 갈 생각이다. 사실 나에게는 상담이 필요한 게 사실이긴 하지만 상담을 받을 만한 여건은 나중에 주어지겠지. 일단 나는 준이를 잘 키우고 또 삶을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퇴사하고 다희씨를 만나던 호수공원의 밤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청년다방에서 먹은 떡볶이도, 스타벅스에서 마신 음료도 기억나지만 무엇보다 다희씨와 걷고 또 벤치에 앉아 나누었던 말들이 기억에 남는다. 다희씨는 나에게 물었다. 무엇을 가장 바라냐고. 그 순간에 나는 내가 건강을 오래 유지해서 아이를 잘 길러내는 것을 가장 바란다고 말했다. 많은 이야기에서 나오듯 그 말을 입밖으로 내면서 나 스스로도 내가 그걸 가장 바란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희씨는 건강 관련 도서들을 읽는 것을 추천해주셨지만 그 때에는 다희씨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내 게으름과 나태함으로 실천하지 못했는데 1년쯤 더 지나서야 정신건강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실감하고 나서야 조금씩 책의 힘을 빌리려고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지만 한편으로는 아예 모르고 사는 것보다는 나음을 생각한다. 그리고 다희씨에게 오래오래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귀뜸해준 지영씨의 연락도 반가웠다.

 

스스로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스스로를 위한 길이 보일 거라 생각한다. 나는 꾸준히 공부도 다시 하고(오늘 문제풀이를 두달만에 다시 했다.) 뜨개질도 꾸준히 하면서 나를 돌보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일은 도서관에 가야지. 비가오든 말든 도서관에 가서 필요한 책들을 읽고 또 필기하고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겠다. 나를 좋아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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